브롬톤 시승 후기

평소에 출퇴근 하면서, 가끔 편도 30km 자출이 지겨울 때면 지하철 점프가 늘 끌렸었는데.
아쉽게도 집에서 회사쪽으로 가는 신분당선은 자전거를 들고 탈 수가 없다.
접이식 자전거는 되는 모양이라, 가끔 브롬톤을 접어서 가지고 다니는 사람은 봤기 때문에 나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은 했었지만.
역시 문제는 가격. 좀 예쁘고 성에 차는 모델을 알아보면 어느 새 가격은 넘사벽으로 뛰어오른다.
와이프한테도 가끔 브롬톤 사진을 보여주며 뽐뿌를 넣어봤지만, 가격을 알고서는 요지부동.
언젠간 한 번 타봐야지 하는 생각만 마음속으로 가지고 있다가 이번에 산바다에서 브롬톤 시승 이벤트를 진행하는걸 알게 되었다.

[브롬톤 시승차 타고 BWCK 가자]

MCT 스케쥴 때문에 BWCK 갈 수 있을까 고민도 됐었지만, 일단 시승은 해보기로.
마침 집 근처와 회사 근처에 샵이 다 있길래 모델 두 가지로 시승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회사 근처의 BB5. 자출할 때 지나가면서 늘 봤던 장소고, 한강 접근성도 좋고, 나름 브롬톤 파츠로 유명한데라서 점심시간에 가볍게 들러서 타볼 수 있었다.
어우... 색깔들이 참...


가게 내부는 브롬톤 관련 물품으로 꽉 차있어서, 지름 욕구를 잔뜩 충전시킬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오늘은 일단 시승만..

시승 전 점검은 철저히
오늘은 일단 S바로. S바란 브롬톤의 3가지 핸들바 중 하나로... 아니다, 이런 건 이 글을 찾아 볼 사람 정도면 다 아는 내용일테니 생략. 정 궁금하시면 산바다 홈페이지로 가세요.
기본 모델에서 약간 튜닝이 되어있는 모델이라고 했다. 자세히 보면 뭔가 반짝반짝하고, 가벼워 보이는 부품들이 조금씩 있다.

간단하게 접고 펴는 방법을 교육 받고, 안장 높이를 조절하고 바로 잠수교로 빠진다.
앉아서 페달을 밟기 시작 하는데.. 윽 핸들이 너무 가까워서 어색하다. 그리고 조향감이 엄청 가볍다. 휙힉 돌아가지만 또 금새 금새 돌아오는 느낌.
핸들바 높이는 경주용 로드 보다는 조금 높고, 엔듀런스 모델을 탔을 때 느낄 수 있는 정도의 높이로 느껴졌다.
세빛둥둥섬을 배경으로.
옆에서 봐도 안장이랑 비슷한 핸들바 높이가 나온다. 이보다 더 높으면 이상할 것 같은 느낌인데 결론은 M바도 시승해 보고 내는걸로.

역시 브롬톤이라면 평상복에도 잘 어울리는게 매력이 아닐까. 사무실에서 잠깐 나온거라 구두에 치노바지 차림이었지만 라이딩 중에 별로 어색함이 없었다.
전신 샷은 구독자들의 눈을 위해서 생략.


살짝 댄싱을 쳐봤는데, 무게중심이 꽤 낮게 느껴진다. 주요 부품이 작은 바퀴로 인해 아래쪽에 몰려 있어서 그런듯 하다.
역시 핸들바가 안장에 가까워서 뭔가 힘을 주기가 껄끄럽다. 하지만 몇 번 하다보니 어느새 익숙하게 설렁설렁 댄싱을 칠 수 있었다.
아. 단순하다...

단순한 2단 기어. 왼손 부근의 레버로 문제 어렵지 않게 변속이 가능하다. 풀 이너(?)는 출발할 때나 약한 오르막 정도에 적당한 기어비로 느껴졌고, 풀 아우터(?)는 어느 정도 속도가 붙은 평지나 내리막에서 편하게 굴릴 수 있는 기어비 였다.

반포대교 북단 지나 회사 근처로 가면서 좀 더 오르막을 타본다.
역시 좀 무거움이 느껴진다 -_-;; 하지만 뭐 레이싱 하는 것도 아니고, 봄바람을 느끼며 땀빼지 않는 수준에서 개나리 감상도 하며 설렁설렁 오를만은 하다.
슬슬 한계가 오는 경사도 수준.
개나리꽃이 피어오르고 있다.
오르막을 올라봤으니 내리막도 내려가 봐야지. 꽤 경사가 급한 편인 내리막을 내려와도 브레이킹을 제법 잘 된다. 캘리퍼 브레이크에, 케이블도 길고 치렁치렁해서 별로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의외다. 하지만 속도를 붙이면 역시 어색한 조향감이 문제.

그런데 타면서 오른쪽으로 코너를 돌면 뭔가 지잉~ 하는 느낌이 핸들바로 올라오며 조향이 불안해진다. 살펴보니 아래 사진처럼 브레이크 케이블이 앞 타이어에 닿는다.
bb5로 돌아와서 물어보니, 순정품은 저걸 방지하는 디스크 모양의 부품이 있거나 머드가드가 있어서 문제가 없는데, 시승차에는 하필 빠진 채로 아직 재 부착을 못했다고 한다. 그럼 별 다른 문제는 없는걸로 clear~
해당 시승차 만의 문제인걸로 결론
30분 가량의 시승을 마치고 다시 사무실로 로드바이크를 타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으악 그새 브롬톤 핸들링에 익숙해 졌는지, 로드 바이크 조향이 어색하다. 너무 휙휙 돌아가면서도 묵직한 조향감에 당황스러웠다. 브롬톤의 조향감이 어색했다는 말은 일단 취소해야겠다. 이건 적응 하기 나름인 걸로.

하지만 결론을 내려면 다른 바 타입 모델도 시승을 해봐야 할 것 같아. 집 근처의 샵에도 예약 전화를 걸어 본다. To be continued...

다음 시승지는 분당의 쿠샵. 정비도 잘 해주는데로 유명하며, 집 근처인데다가 탄천 접근성도 좋다.

브롬톤, 스트라이다, 버디 등 미니벨로가 많다.
이번에는 M바에 도전, 역시 2단 모델이지만 머드가드가 있는 M2L? 모델이다. 색깔은 브롬톤 하면 떠오르는 레이싱 그린!

시승차 준비 중
슬슬 굴려보는데 어랏? 조향감이 많이 다르다. S바 보다는 좀 더 안정적인 핸들 조정이 가능했다. 혹시나 해서 나중에 시승 끝나고 S바 모델을 잠깐 빌려 굴려봤지만, 역시 브롬톤의 지오메트리는 M바 기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S바 모델은 낮고, 헤드튜브 회전축과 손이 가까이 있어서 로드바이크로 치자면 스템이 너무 짧은 조향감을 느낄 수 있었고, M바는 헤드튜브 회전축과의 거리가 확보되어 좀 더 안정적인 조향감이 나왔다.
가운데 쯤이 M바, 맨 아래가 S바 느낌이랄까.
핸들바 높이는 역시 높다. 편안한 자세를 취하면 상체가 훨씬 서서 체중이 안장쪽에 많이 실린다.
뭐 생활용 자전거로는 나쁘지 않은 자세 같다. 다만 핸들바 끝부분이 위로 솟은건 맘에 안든다. 손목이 불편한 쪽으로 돌아가는 느낌?

안장 높이를 맞추고 나니, S바 보다 확실히 핸들바 위치가 높다.
속도도 좀 내보고 하니, 이상하게 자전거가 무겁게 느껴지고 잘 안나간다. 듣기로는 S바 기어비가 더 크다고 들었는데, 기어비가 여유있는 M바 모델이 오히려 더 무거운 기어비를 쓰는 느낌?
나중에 돌아와서 쿠샵 사장님과 기어비에 대해 물어봤더니, 아마도 M바 시승모델은 순정타이어 때문에 잘 안나가서 그런것일 수 있다고 한다.
직접 타이어를 교체하고 느껴보진 못했지만, 타당한 의견인 것 같다. 타이어 바꾼 S바 모델을 다시 타보니 슉슉 나가는걸 느낄 수 있었다.

친절한 데모바이크 데칼 -_-;;
마침 부슬비가 잠깐 지나간 날씨라서 머드가드 믿고 편하게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라면, 머드가드 있는 모델이 필요할지 고민이 조금 된다. 안그래도 무거움 브롬톤, 조금이라도 가볍게 나가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오늘은 머드가드가 있는 모델

아무래도 시승 시간에 제한이 있어서, 폴딩 후 대중교통 연계 등을 직접 시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그건 쪽으로는 사용기가 많은 편이고, 실제로 출퇴근 하면서도 지하철에 싣고 다니는 사람들을 봤기 때문에 괜찮다고 알고 있다.
이번 시승으로 얻은 결론은, 내가 나중에 브롬톤을 구매하게 된다면 M2E나, M2L을 사게 될 거 같다는 거?
하지만, 폴딩 상태에서 굴릴 일이 많다거나, 짐을 싣고 천천히 다닐 일이 많다든가. 평지에서 속도를 더 내고 싶다거나 하는 니즈가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모델을 고를 수도 있고, 그런 점이 브롬톤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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