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MCT 나주 후기

나주 코스가 몇 년 만에 바뀌었다.
혁신산단 근처의 새 도로를 왕복하는 약 81km의 코스.



처음 타보는 도로라 미리 가보고 싶었지만, 답사는 고사하고 출장 일정이랑 겹쳐서 대회 자체를 출전 못할 뻔 했다.
수요일 대회 준비를 팀원에게 맡기고, 수목금 상하이 출장 후, 푸동 공항에서 용산역을 거쳐 ktx타고 나주까지 오는 빡빡한 스케쥴로 간신히 참가를 했다.

나주역에 12:30 도착해서 1:30에야 준비 완료.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밥먹고, 팀킷 착용하고 시간이 약간 여유가 있어서 좀 길게 워밍업을 했다.
기존 나주 코스도 좀 돌고 하다가 검차를 마치고, 다시 금번 코스 스타트랑 피니쉬 지점을 팀원이랑 돌았다.
돌다보니 컨디션이 제법 살아나는 것 같다.
워밍업만 33km

정균이한테 두 번째 랩에서는 BA 나가는 사람들을 견제하겠다고 큰소리 치고 스타트 지점으로 돌아왔다. 돌다보니 워밍업으로만 33km를 돌았네? 사흘이나 자전거를 못탔더니만, 이정도 타야 겨우 워밍업이 좀 된 듯 했다.
쳐묵 쳐묵 하며 출발 준비
어느덧 시간은 흘러서 출발~ 곧 야트막한 언덕을 하나 오르고 직선코스로 접어든다. 코스가 약한 낙타등들이 있지만, 집단으로 가다 보면 수월하게 넘어가는 정도의 난이도.
첫 랩은 좀 뒤쪽에서 어리버리하며 계속 뒤로 밀렸다. 오랜만에 시합 나왔더니만 사람들 뚫고 나가는게 힘들었다. 그래도 사람들이 큰 사고 안치면서 첫 바퀴 완료.
숨은 나 찾기 1.


두 번째 랩은 앞으로 계속 나가본다. 1/3쯤 지나고 나니 최선두 그룹쪽에 위치. 앞에 도망가려는 사람이 둘 정도 보이는데 거리가 멀지는 않다. 옆에서 튀어나오는 사람들 있으면 뒤에 붙고, 뒤에 붙고 하면서 페이스 올리는데 힘을 보탠다. 평지 코스다 보니 이렇게 갭만 메꿔도 사람들이 다 따라와서 그룹이 빨라진다.
결국은 아무도 도망 못가고 어느 정도 페이스가 높아진 상태로 3랩 시작.

숨은 나 찾기 2.

3랩쯤 되니 사람들 체력도 슬슬 떨어지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나도 체력이 슬슬 딸리면서 그룹 뒤쪽으로 좀 밀렸는데, 가는 길 중간 쯤에 앞에서 낙차가 생겼다.
가운데 가드레일에도 사람이 걸쳐져(?) 있고, 연쇄적으로 오른쪽에도 낙차 발생. 완전히 갇힐 뻔 했는데, 다행히 멈추지는 않고 사람들 사이로 잘 빠져나왔다. 그룹이랑 갭이 좀 생겼지만, 앞의 야트막한 언덕에서 속도가 줄어든 사이에 별 일 없이 합류.

로터리 반환점을 돌고 그나마 긴 편인 생태터널쪽 오르막을 오르는데, 그 전 부터 꿈틀거리던 왼쪽 종아리에 쥐가 확 올라왔다.
다행히 뒤쪽에 사람이 없어서 속도는 좀 줄이고 스탠딩 상태에서 다리를 펴서 쥐를 잠재운다. 소리 지르면서 두 번쯤 다리를 눌러주니 좀 진정이 되었는데, 어느 새 그룹 맨 뒤쪽.
이대로 피니쉬 들어가면 위험하다. 남은 힘을 짜내어서 최대한 앞으로 앞으로 나간다.
그래도 마지막 우회전 까지 많이 앞으로 가진 못해서 라인 잡다가 속도가 다 줄어버렸다.
그냥 사고에 휘말리지나 않고 안전하게 피니쉬 하자는 마음으로 뒤로만 밀리지 않으면서 피니쉬 라인까지 따라만 갔다.

준비한 훈련에 비하면 좀 아쉬운 결과긴 했지만, Cat3에서 준남형님이랑 만동형님이 1,3위에 오르면서 팀 차원에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급하게 잡힌 출장 스케쥴 때문에 참석 못 할 뻔도 했지만, 사고 없이 무사히 악명높은 나주 MCT를 마친것에 만족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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