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MCT 나주 후기
우선 올해도 사지 멀쩡히 나주 후기를 쓸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_-;;
재작년에는, 보급 구간에서 밀려가지고 메인펠로톤 놓치고 쥐나가지고 겨우 완주만 했고.
작년에는 쇄골 골절 이후 5주만에 겨우 참가해서 후반부에 뒷심 부족으로 쥐가 나려고 해서 그냥 뒤로 빠져서 완주.
올해는 팀을 옮기고, TDK 진출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어쨌든 열심히 뛰어야 될 상황이다.
아직까지 알고 있는 바로는 TDK진출은 팀내 ‘종합 시간’ 상위 4명까지의 합으로 순위를 정해서 진출하기 때문에, 포인트 따놨다고 한 대회 정도 빠질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
게다가 강진에서 골인 직전 핸들 털릴 뻔 하고 선두그룹 꼴지로 들어와서 그다지 포인트가 넉넉하지도 않은 상황, 하지만 팀내 종합 시간은 5위라서
맘같아선 제끼고 싶지만 꼭 나가야 할만한 상황이었다.
코스는 피니쉬 지점만 조금 바뀌었을 뿐 매 번 사고 투성이인 코스. 매 해 그렇게 사고가 나는걸 보면서도 코스에 변화를 안주는걸 보면, 아무래도 연맹과 자전거 수입상과의 모종의 커넥션이 있는게 아닐까 의심이 갈 지경이다.
그나마 사고를 줄여볼 요량으로 대회를 토/일요일로 나누었는데, 토요일 피니쉬 직후에 일어난 엄청난 사고 영상을 보면서 몸만 더 움츠러들었다. (시형아, 얼른 몸조리 잘 하거라.)
토요일 오후에 기흥을 출발해서 11시 넘어 나주 벌꿀모텔 도착. 울 방은 세 명이서 별 말 없이 조용히 잤다.
비록 꿀잠은 못잤지만 코고는 사람이 없었다는데 만족 -_-;;
금요일 다녀온 회사 야유회 및 운동회 영향으로 다리 여기저기가 쑤신게 컨디션이 별로다 -_-;;
게다가 주상골이 아파서 형태한테 새로 받은 시마노 RP9을 새로 클릿 세팅해서 출전해야 하는 상황.
으하하… 이젠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
워밍업은 피니쉬 지점 두 번 짧게 돌아보고 금방 끝내고 준비를 마쳤다.
출발선에 서야하는데, 랴부리님 타이어가 실펑크인지 자꾸 바람이 빠진다.
실런트를 넣고 조치를 취해 보지만, 결국은 시합 시작하자 마자 첫 코너에서 실런트를 내뿜으며 DNF를 했다는 슬픈 소식을 나중에 들었다.
새 팀복으로 출발 첫 코너. |
10시 출발~ 시작하자 마자 사람들이 앞쪽에서 안전하게 가고싶다는 일념으로 내달린다.
두 번의 우회전 끝에 제일 긴 직선 구간으로 접어들고 한 숨 돌린다.
하지만 이럴때 꼭 사고가 나는 법. 빛가람 대교 시작하는 지점에서 오른쪽에서 일어난 낙차의 영향으로 거의 멈췄다가 출발하게 되었다.
급하게 기어를 변경하며 가속해서 그런지 체인과 풀리에서 덜덜거리는 소리가 난다. 헐킈.. 빅 풀리의 부작용이 하필 이럴 때.
다행히 1랩 후반부에 가서 제자리를 찾은듯 했지만, 이러다가 행어 부러지고 DNF하는거 아닌지 한참 쫄았었다.
길 좁아지며 농로로 접어들며 캣아이와의 사투가 시작된다. 캣아이도 캣아이지만 그거 피하려고 급 진로 변경하는 사람이 몇 몇 있어서 소리 지르면서 겨우 두어번 피했다.
농로 주변에 차도 주차되어있고 해서 조심 조심하라며 소리도 질러가며 갔는데, 또 뒷쪽에서 와장창 소리가 난다 -_-;;
1랩만에 한 낙차 세 번 났었나? 그나마 랩 수가 늘어날 수록 조금 안정이 되어가는 분위기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게 주변에 계속 팀원들이 보인다. 지훈이, 정균이, 형태, 용석이는 앞에서 꾸준히 보이고, 만동형님, 범석이, 호진이, 준남형, 병훈형 등 한 팀이 있다는게 마음 한 구석에 안심이 된다.
뒤에서 들려오는 팀장의 채찍질 |
펠로톤에 있으려고 해보지만 조금씩 조금씩 뒤로 밀리길래, 탄력 받았을 때 앞쪽으로 쭉 나가보려 하는데, 정균이가 뒤에 붙으며 ‘형님 앞으로 쭉 가세요~’ 이런다. 팀장 지시니까 가봐야지! 쭉 앞으로 가보니 형태, 용석이가 열심히 끌고 있다. 나도 조금이나 힘을 보태봤지만 오래는 못끌고 또 슬금 슬금 뒤로 왔다. 하지만 뒤로 오면 또 팀장의 채찍질이 -_-;; 한 세 번은 앞으로 밀고 나간 듯.
다리 근육통 영향인지, 새 신발 클릿 위치 때문인제 5랩쯤 되니 종아리에 쥐 기운이 슬슬 올라온다. 적당히 강도 조절해 가며 틈틈이 스트레칭 해가며 큰 쥐가 안생기기만을 바래본다.
몇 번의 작은 낙차 후에 어느덧 마지막 랩이다. 농로 구간 끝날때 쯤 부터 앞으로 나서려고 했고, 힘을 많이 썼다. 그런데 펠로톤 속도가 더 빨라진 것 같다. 힘은 드는데 앞으로 쭉쭉 치고나가질 못하고 있다. 그동안은 인터벌을 쳐도 회복할 시간이 있었는데, 마지막 랩은 뭔가 계속 꾸준히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다.
나주역 앞 우회전인듯. 라인따라 부드럽게 돌아야 한다. |
마지막 빛가람대교 근처에서 바로 앞쪽에서 또 낙차가 와장창 난다. 감속하며 핸들 틀어가며 겨우 겨우 피하고 나니 선두그룹이 멀어지고 있다. 안돼~
올해도 또 이런 식으로 끝나나 하고 잠깐 맥이 빠졌지만, 올해는 달라야 한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전력으로 페달을 밟는다.
대로에서 빠지는 램프에서 보니 BA가 앞에 세 명 보이고 선두그룹이 뒤를 쫒고 있고, 나와는 약 50m정도 간격이 있다. 이정도면 등수는 몰라도 큰 시간차이는 안낼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계속 돌리고 돌린다.
그런데 마지막 직선 구간에서 또 낙차가 발생 (알고보니 만동형님이 여기 휘말리고, 병훈형님도 휠이 망가졌다.) 그 틈에 메인 그룹은 또 찢어지고, 찢어진 뒷그룹과 나와의 간격은 조금 줄었다.
선두 및 메인 그룹은 이미 들어가서 뒷사람들은 긴장을 놓고 들어가는 상황이었지만, 팀 종합순위를 생각해서 끝까지 스프린트 쳐서 핸들바 까지 밀어넣었다.
시상대에 모여서 싱글 벙글 |
BA가 성공해 버려 애초에 목표로 한 지훈이 번치스프린트 승리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지훈이 C1 3위, 준남형님 C3 3위, 팀 종합 3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강진, 나주 모두 팀 5위로 들어왔지만, 오늘 팀 종합시간을 합해보니, 현재 팀 4위로, TDK 진출을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탠 것 같아 다행이다.
이제는 강진 이후로 3kg정도 불어난 체중을 줄여서 클라이머로 거듭나야겠다.
목표는 MCT영주 상위권!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가보자.
근데 강진도, 나주도 똑같이 61위. 이게 뭔가.
이렇게 된 이상 영주는 16위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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