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TDKs 3일차 함양

아침에는 날씨가 흐렸지만 다행히 예보는 좋다.
숙소에서 준비 마치고 함양 상림공원으로 이동하고 준비하니 어쩐지 다리가 생생한 느낌이다.
로라로 몸 풀면서도 파워가 잘 오르는 것 같다. 1분 마다 20W씩 올리며 280까지 몸풀기 완료.
전날 dnf로 어차피 내 종합 성적은 상관이 없으니 팀 플레이에만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다. 어제 밤 팀 미팅에서는 스프린트 포인트를 지훈이에게 줘서 종합순위를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겠다는 작전을 세웠다.
출발선에 서니 날이 훨씬 따뜻하다. 오늘은 날씨도 도와줄 것 같다.
출발 후 오픈하며 잠시 기다리다가 조금씩 그룹 앞쪽으로 나가본다.
타다보니 산발적으로 앞으로 나서는 사람들이 있는데, 준남형님이랑 병훈형님이 보인다. 어라? 너무 빠른데? 하면서 일단은 힘이 있어서 붙여본다.

일단 병훈형님 뒤에 붙이고 앞으로 준남형님까지 끌고가서 붙여봤다. 근데 뒤를 보니 펠로톤이랑 거리가 멀지는 않다. 별로 의미 없는 움직임 같아서 준남형님이랑은 돌아가기로 하고 페달에 힘을 뺐다.
그런데 병훈 형님은.. 거기서 부터 계속 앞으로 가신듯 한데 이걸 놓친게 미스였다.
스프린트 포인트 되기도 전에 야트막한 언덕들이 있어서 적당히 잘 따라가고, 좀 넓은 길에서 속도가 난다.
그러다가 약간 그룹이 소강상태가 되며 앞쪽에 우리팀이 모여있는게 보여 그룹 앞쪽으로 주욱 나가서 합류하는데는 성공 했다.

앞을 보니 BA가 두 명 정도 보이고, 스프린트 포인트는 2km넘게 남은 상황. 슬슬 잡아야 되는거 아닌가? 하고 효준이에게 사인 보내고 잠시나마 펠로톤 앞에서 가속해 본다.
속도를 올리려니 400W넘게 드는 상황. 1,2분이나 끌었으려나? 효준이에게 뒤를 맡기고 펠로톤 뒤로 빠진다.
펠로톤 맨 뒤 까지 수욱 밀리고 나니 그룹은 스프린트 구간 직전에서 가속하는 상황. 다시 그룹에 붙이느라 똥줄타는 시간을 잠시 보냈다.
그룹 뒤에 있으니 용석이도 오고, 병훈형님도 오고, 스프린트는 어찌되었나 물어보니 3위 했다고 한다.
나중에 보니 앞에 나가있던 사람 중 하나가 병훈형님이었다고 한다. 으어.. 나는 뭐를 한건가… 아무래도 TDK 정도의 팀플레이가 필요한 경험을 겪어보지 못해서 손발이 안맞았던것 같다.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해야지 뭐…
그 이후의 KOM 포인트 까지의 은근한 오르막은 페이스가 샤방하다. 나중에 중계를 보니 이때 만수랑 민수가 도망친 듯 하다. 차라리 이때 지훈이랑 도망치는데 힘을 써서 종합순위를 올리는 시도를 하는게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나중에 들었다.
슬슬 KOM포인트가 다가오니 속력이 오른다, 저수지 지나고 마을 사이 샛길로 들어가기 시작하며 더 이상 페이스를 견디지 못하고 펠로톤에서 떨어진다. 그 뒤로는 준남형이랑 재복이랑 꾸역꾸역 오르기 시작.
남령을 무사히 오르고 다운힐 하다보니 KOM포인트에서 헤어졌던 준남형이 휙~ 지나가려고 한다. 댄싱쳐서 잡으려고 했더니 쥐가 날 뻔… 그래도 어찌 어찌 잡고 앞 팩에 붙이고 붙이고 하다 보니 우리 팀이 우르르 모여있다. 효준이, 일재형, 준남형, 재복이, 범석이까지. 스무 명 가까이 되는 팩이 만들어져 열심히 함양으로 되돌아 갔다.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코스를 좀 타다가 두 번째 KOM포인트로 가는 갈림길로 접어들었다. 잠깐? 어쩐지 길이 낯익다 싶더니 작년에 원바이크 함양 그란폰도로 와봤던 길이다. 작년에는 미드컴팩에 32t로 왔는데, 올해는 28t다. 과연 버틸 수 있을까?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며 치고 나가는 사람들이 생긴다. 근데 따라갈 의욕이 안생긴다. 종합순위 나올거도 아니고, 팀에 기여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재복이랑 슬렁슬렁 올라갔다.
경사가 최고조로 올라가며 작년에 공효석 선수에게 따인 기억이 나면서 꾸역 꾸역 올라간다. 와, 28t로도 올라갈 수 있구나. 그래도 이너는 34t로 한 번 바꿔볼까? -_-;;
KOM포인트 다 와서 경사가 약해지면서 가속할 힘이 남아서 그 탄력으로 다운힐까지 치고 나간다. 한 번 와봤다고 과괌하게 다운힐 해서 함양 시내까지 쭉 혼자 내달려 본다.
결국은 홀로 피니시 까지 독주. 이렇게 3stage를 마무리 했다.
팀원들이랑 모이고 나니 이야깃거리가 끊이지 않는다.
하루 dnf하고 쉬었더니 몸이 오히려 올라왔는지 원없이 즐겁게 탄 것 같다. 그렇게 탔는데도 자전거가 또 타고싶다. 앞으로 내 자전거 생활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TDK는 중요한 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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