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TDKs 2일차 산청
둘째 날은 산청으로 내려가서 치르는 경기다. 그런데 전날 밤부터 비가 주룩 주룩 내리고, 아침에도 그 기세가 멈추질 않는다.
일단 전날에 알루휠과 새 패드로 갈아놓긴 했는데, 코스 시작부터 KOM포인트가 있는 코스라 걱정이 앞선다.
비오는 와중에 천막치고 로라 세팅하고 몸을 푸는데 피로도가 상당하다. 이미 멘탈이 무너진 상태인 것 같다.
치어리더가 출전자 서명때 옆에서 응원을 해주지만 힘이 안난다 ㅠㅠ
옷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질렛 하나만 걸쳐입고 출발선에 서는데 몸이 계속 식는다. 살려줘~
레이스 시작 후 시내 통과 후 오픈하며 곧 오르막이 시작된다. 오르막에서 힘을 써보려 하는데 하염없이 뒤로만 밀린다.
페이스를 올리려 해보지만, 심장을 누군가가 쥐어 짜는 느낌이다. 아직 어제의 피로도가 몸에 가득한 것 같다.
형무형님 말고는 모든 팀원이 내 앞으로 지나갔다. 오늘은 뭘 위해 달려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며 멘탈이 자꾸 약해진다.
KOM포인트 이후 물이 가득한 내리막을 내려간다. 휠을 바꾼 덕에 브레이크는 그나마 잘 잡히는 편이지만 코너에서 자전거를 전혀 눕히질 못하겠다.
몇 번 라인이 부푸는 위기감을 느끼며 살살 내려가고 있는데, 뒤에서 와장창 소리까지 난다.
평지 돌입 후 몇 명이 모여서 로테이션을 돌려보지만 한참 있다 보니 심판차가 한 대 지나가며 컷오프를 외친다.
아직 회수차가 오질 않아서 같이 타던 사람들은 더 달려볼 마음인 것 같지만 나는 이미… 페달을 살살 굴리기만 하며 회수차가 올 때 까지만 라이딩을 했다.
버스 타면서 가민을 보니 겨우 33km탔다.
버스 안에서 중계도 보다가 졸다가 하면서 출발지점으로 돌아오니 분위기가 축 처지는 것 같다.
그래 오늘은 회복 라이딩 했다고 치고 내일 잘 해보자 마음을 다잡으며 숙소로 복귀했다.
저녁에는 멤버들 마사지도 신경 써주고 나도 잘 받으면서 회복에만 신경을 썼다.
그런데 이놈의 비는 언제 그치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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