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TDKs 1일차 거창

처음으로 출전하는 TDKs를 다녀오며 많은걸 보고 느꼈다.
이 느낌을 잊어버리기 전에 얼른 후기를 적어둬야 한다는 느낌에 서둘러 글을 쓴다..

금요일 밤에 기흥 위아위스 파크에 모인 팀 본진과 함께 출발한다.
스테이지 대회는 처음이라 체크리스트 만들어가며 이런 저런 물건들을 챙겼는데, 그래도 빠뜨린 물건들이 있더라. (폼롤러, 컴프레션 삭스, 영양제 등)

게다가 프레임을 바꾸는 바람에 출발 당일까지 스템 빌려가며 피팅을 급히 맞췄다.
카본휠에, 비 예보로 인한 알루휠까지, 그리고 브레이크 패드도 다 새걸로 준비했고.
팀복 두 벌에 바람막이, 질렛, 워머 등등 옷과 간단한 정비도구등을 챙겼다.

함양 숙소에는 11시 넘어서 도착했고, 나는 작은 방을 조용한 인영이랑 같이 쓰게 됐다. 코 안고는 팀메이트를 찾은게 이렇게 기쁠 줄이야 ㅎㅎ

첫 날은 거창에서 출발이라 아침 일찍부터 국밥을 먹고 대회장으로 20km가량을 이동한다. 자전거 내리고 나니 차대번호가 조금 찢어져있네? 불길 불길…

팀 프리젠테이션이라는 것도 해보고, 사인 보드에 서명도 하고 로라에서 몸을 푼다.

몸을 풀고 있어도 아직 뭔가 실감이 안나는 상태. TDKs에는 후보 멤버였지만, 중국 출장 도중에 갑자기 결원으로 인한 출전이 정해져서 훈련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한 상태로 와서 어딘가가 계속 찜찜하다.

첫 날 코스는 4개의 업힐이 순서대로 높아지는 모양새다.
출발하고 나서는 별 기억이 안난다. 처음 MCT나갔을 때의 마음으로 돌아갔는지 펠로톤에서 안간힘 쓰며 따라간 기억밖에 안난다.

두 번째 업힐 정도 부터는 어느샌가 그룹이 찢어져서 후미나 중간 어디쯤 그룹에서 열심히 달린거 같다. 타다보니 앞쪽에 그룹이 또 보여서 붙이려고 열심히 힘쓰는데, 가까워진다 싶으면 또 오르막이라 벌어지고 해서 몇 번 힘 쓰고 나니 이미 몸이 끝장난 상황.

세 번째 업힐에서도 역시 그룹이 갈갈이 찢어져서, 아 완주나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다운힐을 하고 있었는데, 내리막에서 마샬이 열심히 호루라기를 불고 있다.

그루빙이 파여있는 헤어핀의 가드레일 부분이 아수라장이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슥 훑어보고 다행이 우리 팀복은 안보인다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형태가 이미 낙차해서 구급차를 탄 상황이었다.

그 이후로는 긴 내리막 이후 은근한 오르막으로 칡목재 KOM구간까지 오른다. 열심히 완주나 하자는 마음으로 페달을 굴리며 오른다.

내리막 이후 다시 그룹을 조직해서 가는데, 다들 배번이 4번, 5번대다. 팀의 주 전력은 아닌 예비전력들의 모임? ㅋㅋ 55번인 나까지 완주를 위해서 열심히 로테이션 돌리며 골인지점을 향해갔다.

완주 후 팀원들 상태를 보았지만 그다지.. 다들 각자 살아남기 위해 달린 모양새인것 같다. 아무래도 첫 날이라 그런지 빠른 경기 속도에 다들 지친듯 하다.

데이터 올리고 나니 역치 심박 갱신됐다는 메시지도 뜨고, Garmin의 recovery adviser에는 72시간을 쉬라고 한다. 아직 36시간 이상을 본 일이 없는데… 진짜 무리하긴 무리 한 모양이다.

나도 몸을 좀 더 만들어서 왔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가 들고, 형태의 부재도 아쉬운 하루였다.

숙소로 돌아간 이후에는 빨래, 마사지 등 서포터들의 헌신적인 도움을 받으며 일단 휴식을 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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