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KSPO 백두대간 그란폰도 후기

2014.10.19


작년 첫회때 가서 좋은 코스에 저렴한 가격으로 다녀왔던 백두대간 그란폰도.

올해는 팀원들이랑 같이 가게 되었다.

전날 미리 이동해서 펜션에서 고기 구워먹고 영양보충을 잘 한 다음

아침에 일어나서 파스타도 먹고 하며 보급은 빵빵히 했다.

출발 시간은 8신데 해는 떴지만 아직 꽤 추운 상황.

여름 복장에 니워머, 암워머, 질렛, 긴장갑을 했지만 몸이 데워지기 전에는 아직 추워서 덜덜 떨었다.


사회자가 자꾸 소리지르라고 해서 짜증났지만 어쨌든 8시 5분쯤 출발.

사람이 많아서 팀원들과는 곧 헤어졌다 ㅠㅠ

도로를 잠시 퍼레이드로 달리다 옥녀봉 시작.

작년에 막판 경사에 퍼질뻔한 기억이 있어, 180W 정도로 살살 오르기 시작.

사람들이 마구 마구 나를 앞질러 간다 ㅠㅠ.

저수령 까지는 업힐에서 추월당한 기억 뿐 ㅠㅠ

가을 무렵 좀 퍼져서 놀았더니만 몸 상태가 말이 아니다.

후반부 경사가 세지는 부분에서 와리가리좀 하려고 했더니만 뒤에서 뭐라고 한다 -_-;;

힘들지만 꾸역꾸역 올라가다 보니 어느덧 옥녀봉 정상이다.

나중에 스트라바 기록을 보니 옥녀봉 후반부는 작년보다 기록이 좋지만 전체 기록은 다운.

코스도 길어지고 몸 상태도 안좋으니 어쩔 수가 없다.


옥녀봉에서는 물 보급이 있었지만 물통은 아직 여유가 있어서 그대로 출발.

80km까지 쭉쭉 뽑으며 열심히 다운힐을 했다.

어느덧 그룹이 만들어 지고 열심히 돌려봤지만, 이 사람들이 너무 무리를 하는듯?

아니면 내 몸상태가 엉망이라서 그런지도..

두 그룹쯤을 보내고 나니 내 페이스에 맞는 그룹을 찾아서 묻어갈 수 있었다.


두 번째 업힐 까지는 꽤 평지가 길었다.

4등급 쯤으로 느껴지는 업힐을 오르는데도 자꾸 처진다 이제는 업힐 고자 ㅠㅠ

지욱이를 여기쯤에서 보냈던가? 하지만 나중에 만나게 되지 ㅎㅎㅎ

잠깐 다운힐 한 후 댐 옆 낙타등 지나고 나니 또 세 번째 업힐이다.

여기쯤에서는 승덕이를 지나침. 초반에 너무 무리한거 아냐?

업힐 정상에서 물이랑 단백질 음료를 보급 받고 다시 출발~

(두 번째 인지 세 번째 인지 헷갈린다.. 물이 좀 남았던걸로 봐서 두 번째 같기도 하고...)


다운힐 후 좌회전을 하고 나니 익숙한 길이다.

바로 저수령 시작~

작년에는 그리 경사가 세지 않은 느낌이었는데, 올해는 왜이리 버겁냐...

그래도 메디오 폰도 사람들을 계속 제치면서 갈 수 있어서 힘이 조금 난다.

풀 이너로 꾸역 꾸역 오르고 있는데 저 멀리 팀복 입은 사람이 끌바를 하고 있다.

가까이 가보니 지욱이다.

초반에 무리 하더니만 퍼졌구나 ㅉㅉ

화이팅 해주고 계속 오르고 오른다..

기나긴 저수령을 오르고 드디어 보급소에 도착 했는데,

허걱 보급소에 물이 없다.

다행히 콜라는 조금 남아 있어서 한 캔 따서 원샷을 했는데

물이 15분은 있어야 도착한다네...

고민하다가 내려가면서 살 방안을 찾아보기로 하고 일단 출발.


저수령 다운힐은 참 길고 재미있다.

경치 좋은 단양 계곡을 따라 기암 괴석 사이로 쭉쭉 내려간다.

수량은 좀 적지만 맑은 계곡 물이 참 시원하게 보인다.

근데 보급할 만한 데가 안보인다...

카드밖에 없어서 조그만 구멍가게는 들어가기 좀 그렇고 편의점을 찾고 있는데

아무리 가도 없다 ㅠㅠ

어느덧 죽령 입구까지 도착.


물이 딱 두 모금 남았다 ㄷㄷㄷ

가민을 보니까 8km남았다고 나오네..

초반에 한 모금 마시고 일단은 오르기 시작.

메디오 폰도 뛰는 사람들을 지나치면서 물병만 쳐다보며 올랐다.

한 모금만 달라고 해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꾹 참고 꾸역 꾸역 올랐다 ㅠㅠ

혹시나 탈수 될까봐 페이스는 천천히.. 체온 오르지 않게 슬렁 슬렁 올랐다.

땀이 안나니 그나마 목이 덜 탄 느낌이지만 줄어드지 않는 거리를 보며 위기감이 든다.

4km쯤에서 안나오는 물병 뚜껑을 열어서 마지막 물 한 모금을 마시고 계속 굴린다.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한 덕에 메디오 참가자 뿐 아니라 퍼진 그란폰도 참가자들도 제치면서 갈 수 있었다.

(그래봤자 150W대...)

마침내 죽령 정상에 올랐다~

다행이 물이 있어서 벌컥 벌컥 마셔 주고 물통도 절반정도 채워서 리커버리 파우더 타고

내려갈려고 하는데, 사람을 통제하면서 조금씩 내려 보낸다.

이봐요~ 나는 작년 비오는 죽령도 카본휠로 잘 내려갔던 사람이야~

하지만 한꺼번에 내려가는건 좀 그러니 그냥 통제에 따라서 기다렸다.

컷 오프 시간이 간당간당할 수도 있는 메디오 폰도 사람들은 속 좀 탈듯.

작년 비오는 길 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다운힐 하며

차랑 자전거랑 합쳐서 30명 쯤은 제치며 내려온 듯 하다.

다 내려와서는 자이언트 김정숙 씨랑 한 명 더 있는 트레인을 잡아탔다.

교대 받아줄 수 있었는데, 팀원 두 명이 교대를 허용 안하고 앞에서 열심히 돌리네?

덕분에 편하게 동양대 앞 까지 올 수 있었다.

작년에는 거의 봉크 상태에서 온 것 같았는데, 올해는 막판 스퍼트 할 정도의 기력이 남았다.

파워가 안나니까 저절로 페이스 조절이 되는구나 ㅠㅠ


공식 기록은 5:25:17.18

1등은 3시간 58분인가 한다던데... 참 허접한 기록이 나왔다.

성렬형님은 4시간 40분대라고 하니, 나도 내년에는 5시간 벽을 뚫을 수 있으면 좋겠다.

혹시나 TDK 나갈 정도로 몸을 끌어올린다면 가능할 기록일것 같기도 하다.

팀원들이 그리 늦지 않게 6시간 안쪽으로들 들어왔다.

좀 그란폰도의 재미를 느꼈으면 좋으련만 ㅋㅋㅋ

내년에는 설악 그란폰도도 가고, 무주 그란폰도도 가고 하면서 재미있게 팀 라이딩 했으면 좋겠다.

댓글

  1. 잠못자서 힘들었어요.
    다운힐하는동안 회복이 안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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