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MCT 금산 후기

2017년 금산은 작년에 처음 도입된 코스 그대로 하고, 한 바퀴 약 4.8km의 짧은 순환 코스다. 작년은 몸살 감기 후 헤롱헤롱만 몸으로 참석해서, 7랩째 오르막에 퍼져서 마지막 랩은 선두 그룹에서 떨어져서 올랐었다. 올해는 작년 보다는 조금 낫지만, 낙차와 감기몸살 이후로 떨어진 몸이 그닥 올라오지는 않은 상태. 큰 기대는 안하고 오르막에서 흐르지 않을 정도로 2분 내외의 인터벌 훈련만 좀 하고서 출전했다.
비가 안와서 다행인가...

휴가철 시작이라 시합 출발이 2시임에도 불구하고 좀 일찍 출발. 미리 금산에 도착해서 찜질방에서 잠좀 자다가 밥먹고 12시 쯤에 시합장으로 향했다. 아침에는 비가 좀 내렸지만 곧 그치고 예보와는 다르게 마른 땅에서 시합을 하게 되었다 (일 주일 내내 비 예보더니만 당일에 바꾸는 놀라운 구라청의 센스!) 빗길에 약하고 더위에 강한 편인 나에게는 다행인 날씨였다.

8명이 등록 했지만 겨우 5명 밖에 출전 못한 우리 팀 스페셜 리그는 한 명 한 명이 중요 했다. (나 빼고.) 물품 수령 및 검차 후 코스를 두 바퀴 돌아보면서 코스에 대한 감을 잡아본다. 출발 부터 첫 코너 까지는 길도 넓고 포장상태도 좋다. 44t의 싱글 체인링으로는 좀 불안한 세팅이긴 하지만, 탄력만 잘 붙여서 출발하면 앞사람에는 붙여갈 수 있을 것 같다. 첫 코너 부터 둘째 코너 까지는 완만한 내리막에 길이 좁아진다. 과속방지턱과 홀이 조금 있어 주의할 필요 있음. 두 번째 코너 부터 세 번째 코너는 좁은 길에 평지이고 세로방향의 홀이 좀 있다. 나중에 타면서 이 부근에서 그룹 뒤쪽에서 낙차 나는 소리를 들었다. 세 번째 코너 부터 피니쉬 까지는 완만히 오르다 급경사가 200m 정도 있고 다시 피니쉬 까지 완만한 경사가 있다. 여기를 2:30 정도의 페이스로 8번을 버텨야 하는 레이스. 짧은 듯 한 시합 코스지만 페이스 배분이 중요하다. (나같은 포자에게는 더더욱)
1x 프론트 44t 리어 11-32t 세팅으로 6.81kg 달성.

2시쯤 되니 햇살이 날랑 말랑 하면서 더워지는 와중에 출발 했다. 내리막 이후 약 내리막과 평지 구간에서 좀 앞으로 가고 싶었지만 그룹 속도가 제법 빠르다. 결국은 체력 보존하기로 하며 그룹 내에서 묻어가기로. 1랩 오르막은 제법 빠르게 올라갔지만 아직은 버틸만 하다.
2랩, 3랩으로 가면서 살짝 페이스가 늦어진다. 근데 몸이 그닥 좋은 상태가 아니라 그룹 앞으로 가기가 힘들다. 게다가 길도 좁고... 아직 하이 페이스가 아닐 때 그룹 앞으로 가두지 못한게 아쉽다. 오르막에서는 빠르게 오르기 보다는 끝부분에서 가속해서 앞사람 물고 내리막을 탄력으로 시작하는데 신경을 썼고, 다행히 오르막에서 부족한 기어비에도 불구하고 흐르지 않고 잘 따라갈 수 있었다.
고개가 왼 쪽으로 돌아가서 왼발 파워가 더 나오는걸까?
펠로톤 안에서 타다 보니 1-2코너 사이에 있는 턱을 잘 피하기가 힘들다. 한 번은 2코너 진입 전에 자리를 잘 못 잡아서 홀을 꽤 세게 밟았다. 쾅 소리가 났었지만, 다행히 Hutchinson Fusion 5와 Schwalbe Pro 1 튜블리스 타이어는 잘 버텨줬다. 오히려 내가 핸들이 털릴 뻔 해서 식겁할 뻔 했다.

4,5랩쯤 되니 멀리서 BA나간 사람들이 하나 둘씩 보인다. 여전히 그룹 안에서 앞으로는 못나가고 있는 상태. 파워젤이나 하나 빨고 기회를 노린다. 다행히 44t 체인링, 11-32 스프라켓 세팅에서 문제 없이 잘 달리고 있었다. 작년 코스를 타본게 세팅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46t까지는 써볼만 하지 않았을까 싶다.) 다행히 우리 팀은 다들 시야에 들어오고 있어 안심이 된다.
우리팀 팀복 중에 주황색 양말로 나를 구분할 수 있다.

6,7랩 쯤에서 랩 수를 헷갈렸는데, 뭔가 오르막 페이스가 빠르다. 피니쉬 부근 지나가니 심판진이 마지막 랩 시작한다는 종을 친다. 큰일이다, 이번 오르막에서 힘을 좀 써서 그룹 앞으로 갔어야 하는데... 역시나 마지막 랩 내리막 시작하며 페이스가 빠르다. 평지에서도 펠로톤이 한 줄로 늘어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앞으로 가는건 엄두도 못 내고 유지만 하는 중. 그래도 마지막 오르막에서 스퍼트 하기 위해 한 줌 체력을 남겨두려 노력한다.
마지막 스퍼트!

드디어 마지막 오르막. 꽤 빠른 속도로 시작해서 급경사 시작되자 기어 올리고 케이던스로 오르기 시작한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타이밍을 보다가 200m 남기고 댄싱 시작. 다행히 아직 힘이 남아 있어서 가속하면서 10명 정도는 제친 것 같았다. 하지만 앞에 사람이 너무 많네. 선두 그룹 꼬리를 물고는 들어왔지만 그다지 높은 순위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운동장으로 돌아와 좀 쉬다가 순위 확인하고 나니 용석이가 15등, 준남형님이 16등, 병훈형님이 23등으로 동타임, 만동형님이 50등, 내가 54등으로 마쳤다. 앞 사람들이 잘해줘서 팀 순위는 두 단계 올라서 6등이 됐다. TDKs는 50번대 번호를 달고 달리겠네.

이제 MCT는 끝났고, TDKs 까지 두 달 반 정도 남았다. 이제부터라도 좀 열심히 타서 몸을 올려야 할텐데, 잘 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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