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MCT 영주 후기
참으로 오랜만에 쓰는 MCT 후기인것 같다.
올 시즌 초는 어느해 보다 몸 상태가 좋아서, 팀 훈련에서도 제법 잘 따라갈 수 있었고, 대회에서는 장비 문제나 낙차에 휘말리는 일도 없어서 강진, 나주는 선두그룹의 후미에서 피니쉬 할 수 있었다. (등수는 똑같이 61등 ㅋㅋ)
그러나 4월 이후로 수시로 해외출장 및 접대(?)를 다니면서 운동량이 부족해 지기 시작했고, 피곤함도 쌓이면서 몸상태가 떨어지는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느낌 뿐만 아니라, CTL도 시즌 초는 70~80대를 유지하던게, 시합 무렵에는 60대 까지 떨어졌고, 체중은 4kg정도 불었으며, 5분 파워, 1분 파워도 다 떨어져 있는 상태. 게다가 MCT 양양은 출장과 겹쳐서 아예 참가를 못해서 포인트 랭킹도 100위 밖으로 밀려버렸다.
금요일 저녁에 또 회식때문에 12시 넘어서 집으로 귀가를 하고 토요일 10시에 기흥에 모여서 출발했다. 다행이 이번은 일요일 대회라 토요일 코스답사가 가능한 상황. 팀차로 영주댐 출발지점에 도착해서 라이딩 준비를 하니 오후 2시가 되었다. 대충 두 바퀴 돌아보기로 하고 돌아보기 시작했는데 온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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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만 해도 푹푹 찌는게 느껴진다 ㄷㄷㄷ. 게다가 코스를 보니, 처음에는 좀 괜찮다 싶다가 급커브를 돌면서 계속 업다운에 좀아지는 길 까지. 이런 길에서 어떻게 400명이 달리나 싶다. 그래도 페이스를 올려서 이미 틀린 몸이라도 최대한 끌어올려 보려고 노력하면서 탔다.
답사를 마치고 숙소에서 방을 잡는데, 이번에는 인영이랑 일재형님이랑 같은 방을 쓰네? 다들 코를 안고는 사람들이라 비교적 잘 잘 수 있었다.
여느 때 처럼 아침에는 밥먹고, 등록하고, 준비하고 하면서 분주하게 대회준비를 마치고, 다시 한 번 코스를 한 바퀴 돌면서 워밍업을 했다. 음? 뭔가 몸상태가 괜찮은거 같기도 한데? (하지만 한 순간의 착각이었다는 거 ㅠㅠ)
출발 20분 전 부터 100번대 줄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 그런데 이번에는 퍼레이드 없이 바로 오픈이라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 ㅎㄷㄷ. 하긴 시작하자 마자 오르막이라, 거기서 좀 벌려놓지 않으면 나중에 병목 구간에서 큰 일 날 듯.
코스가 좁고 위험하니 앰불런스를 5대나 준비해 놨다는, 연맹측의 안심이 되는 듯 마는듯 한 안내를 듣고 10시 정각에 출발~! 시작하자 마자 오른쪽 코너를 돌며 은근한 오르막을 열심히 오르고 계속되는 코너에서 계속 인터벌을 친다. 저 앞에 선두그룹이 보이긴 하는데 끊어지지는 않고 길~게 늘어선 그룹과 함께 1lap을 마쳤다. 어라? 근데 몸이 벌써 맛이 가기 시작하는 듯?
두 번째 lap을 시작하자 마자 오르막에서 힘이 안나기 시작한다, 중간 중간 인터벌에서 힘이 많이 소모되어 버린 듯. 조금씩 그룹에서 쳐지며 선두그룹이 아득히 멀어지는게 보인다. 코너랑 오르막 내리막을 지나다 보니 30명 정도 되는 그룹으로 추려진 듯 하다. 우리팀은 병기랑 형무형님이 보이고, 선두와의 시간차는 벌서 2분이 되어간다.
우리 그룹에 여자 3위가 포함되어 있어서 컷오프 시간을 약간은 봐줄듯한 희망에 너무 큰 시간차가 나지는 않게 관리는 해야하는 상황. 나중에 퍼질까봐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그룹 앞쪽에서 속도를 내는데 열심히 힘을 써본다.
다행히 병기는 몸상태가 괜찮아 보인다. 업힐에서 페이스 조절해 가며 오르고, 물도 받아서 나눠주고, 그룹 속도를 내는데도 안정적으로 기여를 하고 있는 상황. 나만 잘 하면 되는 듯 ㅠㅠ.
총 7lap하고 한 바퀴 조금 안되게 도는데, 6lap쯤 되니 허벅지에 슬슬 쥐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더 이상 그룹을 끌지는 못하겠고 뒤쪽에서 쥐 안나게 다리를 달래가며 열심히 따라가기만 한다. 제발 완주만 하자 ㅠㅠ. 그래도 다행히 앞에서 흐른 효준이도 우리 그룹에 합류하고, 재복이도 있고, 팀원이 있다는게 그나마 든든하다.
코스 특성상 무지하게 변속을 조절해야 했다. 코너 진입 전에 브레이킹과 동시에 shift up, 낙타등 오르내리며 up, down 줄줄이. 다행이 얼마 전에 단 Etap 덕분에 피곤한 와중에 변속이라도 편하게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여러분 Etap은 사랑입니다~
드디어 7lap째가 끝나고 종소리가 울린다. 아직 여자 3위도 우리 그룹에 있고, 적어도 cut off는 면한 상황. 마지막 긴 언덕을 오르며 그룹 내에서 서로 격려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돈다. 이제 완주는 할 수 있다는 희망에 열심히 페달질을 하는데...
갑자기 병기 앞바퀴가 펑크났다. 다 와서 이런 일이 생기다니... 병기는 포인트 랭킹 300등 안에 들려면 이번에 꼭 포인트를 따야 되는 상황인데. 내가 멈춰서 바퀴라도 줘야 하나 고민이 되면서도, 한 대회 빼먹은 내가 지금 누구를 걱정하냐 싶기도 하며 아쉽게 병기를 뒤로 보내고 말았다.
마지막 유턴 구간을 돌고 깔딱에서 다리에 쥐가 나지 않는 한계 안에서 최대한 돌려본다. 우리 그룹은 찢어져서 나랑 효준이, 재복이 포함 5~6명 정도가 앞으로 나온 상황. 이정도 까지 했으면 1포인트 정도는 더 벌지 않았을까 하면서 피니쉬 했다.
모든걸 내려놓은 표정 ㅋㅋㅋ. 와중에 늘어난 체중에 배에 집중된게 보인다 ㅠㅠ
나중에 들어보니 후미그룹은 그나마 사고는 없어서 평온했지만, 선두그룹은 낙차 크게 나서 형태도 다치고, 뒷그룹에 갇혀서 팀 성적은 그럭저럭인듯 하다. 그래도 RED팀과 Lazer팀 모두 TDKs진출이 가능해 보이는게 만족할 만한 결과? 10월까지 3개월 정도 있으니 다시 열심히 몸을 올려봐야 할 때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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