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MCT 나주 후기
작년에 워낙 사고도 많았고 다친 사람도 많았던 대회라 시작 전 부터 걱정이 많은 대회였다.
전날 성렬형이랑 먼저 내려가서 잠을 잤는데, 숙소 이불이 얇아서인지 밤새 잠을 설쳤다 ㅠㅠ.
그래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빵 먹어주고, 밥도 먹어주고, 미리 미리 검차도 하고, 워밍업도 충실히 해줘서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듯 했다.
이제 레이스 준비는 척척.
워밍업은 20분, 중간에 인터벌 두 세트.
드디어 출발~
나주 스포츠파크를 빠져나와 나주시청까지 살짝 오르막을 올라주고, 새로 생긴 길로 진입했다.
근데 도로에 캣아이가 많아 옆에서 추월하던 사람 물통 발사~
잠깐 놀랐지만 큰 지장 없이 커다란 메인 그룹을 형성해서 이동한다.
사람은 많은데 우회전 할 때 마다 우회전용 1차선이랑, 교차로로 사람이 나눠지느라, 병목현상이 극심해서, 코너 마다가 인터벌 이었다 ㅠㅠ
공사중인 구간이랑, 시골길 구간을 지나서, 다시 나주 시청쪽 다리로 진입하는 길에서, 누군가 라인을 못잡고 연석에 부딛치며 연쇄 낙차 발생.
앞에 5~6명 엉킨걸 간신히 피했지만, 그룹이랑 찟어질랑 말랑 한다.ㅠㅠ
다행히 바로 또 코너가 있어 거리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사고 보고 놀란 가슴에 인터벌 까지 치니 심장이 벌렁벌렁 거린다.
1랩을 마무리 하고 시형이를 만나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서로 격려하며 그룹에 붙어있었다.
여전히 매 코너마다 인터벌 이었지만, 3랩 정도 지나가니 어느정도 소강상태.
파워 데이터를 보니 영산대교 진입하는 교차려 부터 나주시청 전 오르막 까지가 최대 파워가 나왔다.
휴식과 인터벌의 반복이라 VI가 엄청 높다. 시간대 별 파워 존그래프가 ㅋㅋㅋ 리커버리 존 다음이 스프린트 영역.
좁은 우회전 후 도로가 넓어지고, 그나마 제일 큰 오르막 후 피니쉬 까지 길이 좋기 때문에, 마지막 랩에서는 선두그룹이 찢어질만한 지점이 아니었나 싶다.
(직접 못봐서 추측일 뿐 ㅠㅠ)
시청 전 오르막에서 누군가 혼자서 넘어지는거 본 거 말고는 큰 사고 없이 레이스가 진행되고 있었다.
좀 더 그룹 앞쪽으로 가고 싶었지만, 내가 추월하는 사람보다 나를 추월하는 사람이 더 많은듯 하다 ㅠㅠ
메인그룹은 여전히 한 덩어리이고, BA하는 사람이 한 두명 보였지만 오래 가지는 못하는 분위기였다.
남은 랩 수가 점점 줄어가며 슬슬 몸뚱아리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고, 출발 때는 안불던 바람이 슬슬 불기 시작한다.
(대략 남동풍으로 불었던것 같다)
7랩째, 물이 다 떨어져 가서 다리 위 보급소에서 물을 받으려고 약간 뒤쪽으로 빠졌는데,
앞사람이 물을 받는다고 내 앞에서 감속을 해버린다.
이런 *&$#@!
그사람 피해서 다음 테이블에서 물통을 낚아채긴 했는데, 그룹이랑 조금 떨어져 버렸다.
하필이면 직선 구간에 맞바람 구간. 인터벌을 쳐보려고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ㅠㅠ
메인그룹과 점점 떨어져 가며, 중립 지원차랑 및 심판 차량이 야속하게 지나쳐 버린다.
다리에서 내리막이 시작될 무렵, 낙차가 일어났는지 몇 명이 멈춰서 있는데, 성렬이 형이 보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선두그룹에 있다가, 앞사람 낙차 피하면서 휘말린듯.
괜찮게 타고 계셨는데 아쉽게 됐다 ㅠㅠ
긴 직선구간이 끝나고 코너를 도니 이제 메인그룹이 보이질 않는다.
앞도 뒤도 아무도 보이지 않는 상황 ㅠㅠ 완주가 걱정되기 시작할 무렵,
갑자기 왼쪽 종아리에 강하게 올라오는 쥐!
여태까지 격어본 쥐 중에 가장 강하게 올라온 쥐 였다.
비명을 지르며 길가에 멈추며, 클릿도 못뺀채로 가드레일을 잡고 쥐가 풀리기만을 기다렸다.
간신히 움직일 수 있어 출발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명이 뒤에서 붙는다.
어라? 아는 얼굴이? CNF의 낙타님이다 ㅎㅎ
세명이서 힘을 합쳐서 가보려고 하는데, 약간의 낙타등 구간인 시골길에서 낙타님이 곧 사라져 버렸다..
아이언스타 펠트 팀의 분과 결국 둘이서 끝까지 한 바퀴 반 가량을 로테이션 돌며 결승점까지 갔다.
둘 다 워낙 힘들게 와서 마지막에 스프린트도 없이 사이좋게 손잡고 골인 ㅋㅋ
근데 계측칩은 야속하게도 나를 뒤쳐졌다고 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어차피 이정도 등수대에서 point 차이 날 일도 없고 ㅋㅋ
나름 사고 없이 무사하게 완주는 했지만, 아쉬운 점도 있는 대회 결과였다.
그룹에서 앞으로 나서는 법도 익혀야 할 듯 하고,
레이스 후반부에 인터벌 칠 여력이 없었던 훈련량도 아쉽다.
제일 아쉬운건 역시 안전한 위치에서 물을 받았어야 했다는거 ㅠㅠ
다음 MCT는 양양에서 구룡령 업힐 피니쉬로 치뤄진다.
이제부턴 화천대회, 무주 그란폰도 등 업힐이 중요한 시기니, 주구장창 산을 타야겠구나.
사고나신 분들 모두 큰 부상 없이 완쾌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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